
나의 컴퓨터 상태는 엉망이었다. 부피가 작은 ITX 케이스(FormD T1 Sandwich)를 사용하려고 작은 파워(SFX 파워)를 구매했었는데, SFF 유저(Small Foram Factor 유저; 보통 사이즈보다 작은 사이즈를 희망하는 유저)들 사이에서 별로 안 쓰이는 파워를 구매했었기 때문이다. 구매한 파워는 [FSP DAGGER PRO 850W GOLD Full Modular]이다. 보통 사용하는 커세어 파워는 가격도 비쌌고 750W라서 구매하기 싫었다.
두 파워 중에 SFF 유저로서 차이점을 꼽자면 기본 번들 케이블인데, 커세어 파워는 잘 구부러지는 슬리빙 케이블에다가 케이블 길이도 보통 PSU 케이블보다 짧다. FSP 파워 케이블은 보통 케이블과 비슷한 플랫 케이블이고 길이도 길었다. 그래서 위 사진처럼 여기저기 핏줄이 튀어나온 것이다..
쓰임새에 맞는 적절한 PSU 케이블을 구매하려고 했지만 PSU 케이블 제작 사이트에서 FSP 파워 케이블을 수제작해주는 업체를 못 찾았다. 그래서 그냥 직접 제작하기로 했다. 없으면 아쉬운 사람이 만들어야지 어쩌겠나.
목차
- 필요한 공구 & 재료
- 글쓴이 컴퓨터 사양
- 케이블 길이 측정
- 케이블의 몰렉스 터미널 대칭 정보
- 몰렉스 5557 케이블 제작 방법
- 완성 사진
- 소감
필요한 공구 & 재료
몰렉스 5557 4.2mm(통칭 터미널)

하이풋, 로우풋 등 다양한 버전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풋’이란 전선 피복을 붙잡는 역할을 하는 부분을 말한다(사진상으로 터미널의 가장 밑부분). 전선이 18 AWG라면 하이풋을, 22 AWG라면 로우풋을 구매하면 된다. [FSP DAGGER PRO 850W GOLD Full Modular] 경우에는 로우풋이 4개 필요하고 나머지는 모두 하이풋이 사용된다.
24핀이나 PCIe 8핀 같은 경우에는 한 터미널에 전선 2개를 압착시켜야 되는 경우가 있는데, 상품 설명 상으로는 하이풋에 18 AWG 전선 2개를 압착시킬 수 있다고 나온다. 하지만 상당한 숙련도가 필요하다. 글쓴이는 하이풋 터미널에 18 AWG와 22 AWG 전선을 함께 압착했지만 18 AWG 전선 2개는 실패했다.
몰렉스 5557 커넥터 하우징

본인이 필요한 커넥터 하우징을 구매하면 된다. 글쓴이는 24핀, EPS 8핀과 PCIe 8핀을 구매했다. 실수로 10핀, 18핀을 구매 안 했는데, PSU가 10+18핀 구성일 수가 있으므로 본인이 사용하는 PSU에 맞춰서 구매하면 된다.
UL1007 18 AWG, 22 AWG 전선

만약 본인이 사용하는 파워가 두꺼운 전선을 사용한다면 더 두꺼운 걸로 사야 한다. AWG는 전선 굵기 규격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얇은 전선이다. 대부분 PSU 케이블은 18 AWG 굵기를 사용한다.
글쓴이가 구매한 [FSP DAGGER PRO 850W GOLD Full Modular]는 18 AWG와 22 AWG를 사용한다.
스트리퍼

전선 피복을 제거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공구이다. 전선을 자르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여러 가지 쓰임새가 있다. 사용하는 전선 굵기에 맞는 스트리퍼를 구매하도록 하자.
몰렉스 터미널 압착기

SB-1031E 압착기 제품 링크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별로 마음에 안 드는 제품이다)
수공구 압착기를 검색하면 굉장히 많은 종류의 압착기가 나온다. 하지만 꼭 몰렉스 터미널 전용 압착기를 구매해야 한다. 다른 압착기는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글쓴이는 SB-1031E 압착기를 사용하는 데 터미널을 압착하는 과정에서 터미널이 틀어지면서 압착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터미널의 발 부분을 살짝 오므려주고 압착하면 되긴 하지만 터미널 하나를 압착할 때마다 두 번 일해야 되는 짜증은 떨쳐낼 수 없었다. 하지만 SB-1031E 압착기가 몰렉스 터미널 전용 압착기 중에서는 저렴한 편이다.
몰렉스 핀 제거기
하우징에 꽂힌 터미널을 뽑아야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 제거기가 필요하다.
컴퓨터 사양
CPU : AMD Ryzen 9 5900X
메인보드 : GIGABYTE X570SI AORUS PRO AX
메모리 : DDR4 16GB 2ea
GPU : EVGA RTX 3080 Ti FTW3 ULTRA HYBRID GAMING
PSU : FSP DAGGER PRO 850W GOLD Full Modular
케이스 : ForamD T1 Sandwich
커스텀 수냉 쿨러
펌프 : EK-Loop DDC 4.2 PWM Motor (with. Bitspower Pump Cooler For DDC (BLUE))
CPU 워터 블럭 : Nouvolo Aquanaut Basic
호스 : Mayhems 울트라 클리어 튜브 10/13mm
라디에이터 : Barrow DABEL-20B 240
냉각수 : EK-CryoFuel Clear (Premix 1000mL)
피팅 : 전부 Barrow; 총합 68,000원
케이블 길이 측정

몰렉스 하우징 커넥터 | 전선 길이 | 역방향 정방향 여부 |
24 pin | 역방향 | |
EPS 8 pin | 31cm ~ 36cm | 정방향 |
PCIe 8 pin | 31cm ~ 32.5cm | 정방향 |
위 사진은 각 케이블 길이를 측정하기 위해 파워를 탈거한 사진이다. 위 표에서 역방향 정방향 여부는 PSU 케이블을 수평으로 펼쳤을 때 몰렉스 하우징 커넥터의 걸쇠가 똑같이 위에 위치하면 정방향이고 위아래 다른 방향이면 역방향이다.
SFF 케이스는 케이블이 지나가는 위치까지 세심하게 고려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각 유저마다 필요한 케이블 길이가 다를 수가 있다. 왜냐하면 파워의 케이블 커넥터 위치가 파워마다 순서가 다를 수가 있고 마더보드의 파워 케이블 커넥터 위치가 마더보드마다 다를 수가 있다. 즉, 케이블이 꽂히는 위치가 다르면 케이블의 길이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 됐든 글쓴이의 파워, 마더보드와 케이스랑 똑같이 구매한 분들을 위해 위 표에 측정한 케이블 길이를 기재하였다.
24핀은 부채꼴 모양으로 PSU에서 마더보드에 바로 꽂히다 보니까 특정 케이블은 딱 맞는데 특정 케이블은 살짝 타이트한 느낌이 들었다. 각 케이블마다 길이 조정을 하면 예쁜 부채꼴 모양으로 꽂힐 테지만 일단 위에서 언급한 길이도 120mm 팬이랑 간섭은 없었다. (23.06.03. 추가 : 나중에 다시 만들었을 때는 케이블 하나하나 길이를 측정했다. 그러므로 전선 길이를 제시하기에는 애매하다.)
EPS 8핀을 글쓴이는 31cm로 만들었다. 하지만 너무 딱 맞았다. 때문에 하우징의 방향을 틀어야 마더보드에 케이블을 꽂는데 방향 틀기가 매우 힘들었다. 살짝 더 길면 편하게 꽂을 수 있으므로 32.5cm를 기재했다. (23.06.03. 추가 : 나중에 다시 만들었을 때는 36cm로 만들었다.)
PCIe 8핀은 애매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글쓴이의 그래픽 카드는 FormD T1 케이스 기준으로 큰 그래픽 카드이다. 거기다 일체형 수냉 그래픽 카드라서 케이스 뚜겅을 닫지도 못한다. FormD T1 케이스처럼 작은 케이스라면 그래픽 카드도 작아져야 한다. 그래픽 카드의 높이가 PCI 슬롯 커버 높이와 거의 비슷하다면 31cm 케이블이 적당할 수가 있다.
케이블의 몰렉스 터미널 대칭 정보
케이블을 제작할 때 파워에 꽂히는 터미널과 하드웨어에 꽂히는 터미널을 맞게 꽂아야 한다. 하드웨어가 요구하는 전압을 적정 값으로 부가해야 되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파워 매뉴얼과 각 하드웨어 매뉴얼을 뒤져보며 정보를 정리했다. 아래에 기재된 정보는 글쓴이가 사용하는 하드웨어에 맞는 정보임을 인지하고 봐주시길 바란다.
공통 정보

PSU 설명서를 뒤져보면 위와 같은 사진을 많이 봤을 것이다. 위 사진을 가져온 이유는 핀의 순서 읽는 방식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걸쇠가 오른쪽에 위치한 기준으로 왼쪽 상단 1행 1열 부분이 1번 핀이다. 그리고 행 순서로 내려가면서 다음 핀을 읽는다. 어떤 몰렉스 하우징이든 같은 순서로 읽는다.
그리고 각 터미널의 케이블 굵기도 기재했는데, 모두 18AWG를 사용해도 문제없다.
24핀
24핀은 PSU에 18 + 10핀으로 구성돼있다. 그러니까 18핀과 10핀이 24핀으로 되는 구성이다.

아래 표는 PSU에 꽂히는 18핀이 마더보드에 꽂히는 24핀의 어느 핀과 연결돼있는지 나타내는 표이다. 전선 두께가 다른 경우가 있으므로 각 전선마다 두께를 기재했다.
파워 | 마더보드 | 파워 | 마더보드 |
pin 1 | pin 16 22AWG | pin 10 | pin 8 18AWG |
pin 2 | pin 2 22AWG | pin 11 | pin 9 18AWG |
pin 3 | pin 6 22AWG | pin 12 | pin 17 18AWG |
pin 4 | pin 10 22AWG | pin 13 | X |
pin 5 | pin 4 18AWG | pin 14 | pin 22 18AWG |
pin 6 | pin 6 18AWG | pin 15 | pin 23 18AWG |
pin 7 | pin 21 18AWG | pin 16 | pin 18 18AWG |
pin 8 | pin 3 18AWG | pin 17 | pin 19 18AWG |
pin 9 | pin 15 18AWG | pin 18 | pin 24 18AWG |

아래 표는 PSU에 꽂히는 10핀이 마더보드에 꽂히는 24핀의 어느 핀과 연결돼있는지 나타내는 표이다. 10핀은 18핀과 다르게 22AWG 전선이 안 쓰인다.
파워 | 마더보드 | 파워 | 마더보드 |
pin 1 | pin 1 18AWG | pin 6 | pin 13 18AWG |
pin 2 | pin 2 18AWG | pin 7 | pin 10 18AWG |
pin 3 | pin 12 18AWG | pin 8 | pin 11 18AWG |
pin 4 | X | pin 9 | pin 14 18AWG |
pin 5 | pin 5 18AWG | pin 10 | pin 7 18AWG |
EPS 8핀 (CPU 8핀)
아래 표는 PSU에 꽂히는 EPS 8핀이 마더보드에 꽂히는 8핀의 어느 핀과 연결돼있는지 나타내는 표이다.
파워 | 마더보드 | 파워 | 마더보드 |
pin 1 | pin 1 18AWG | pin 5 | pin 5 18AWG |
pin 2 | pin 2 18AWG | pin 6 | pin 6 18AWG |
pin 3 | pin 3 18AWG | pin 7 | pin 7 18AWG |
pin 4 | pin 4 18AWG | pin 8 | pin 8 18AWG |
PCIe 8핀
아래 표는 PSU에 꽂히는 PCIe 8핀이 그래픽 카드에 꽂히는 8핀의 어느 핀과 연결돼있는지 나타내는 표이다.
파워 | 마더보드 | 파워 | 마더보드 |
pin 1 | pin 1 18AWG | pin 5 | pin 6 18AWG |
pin 2 | pin 2 18AWG | pin 6 | pin 7 18AWG |
pin 3 | pin 3 18AWG | pin 7 | pin 4 18AWG |
pin 4 | pin 5 18AWG | pin 8 | pin 8 18AWG |
몰렉스 5557 케이블 제작 방법
몰렉스 터미널은 다양한 버전이 있다. 컴퓨터 파워에 사용되는 몰렉스 터미널은 5557이다. 그 밖에도 다른 터미널이 있긴 하지만 일단 넘어가자. 보통의 경우라면 수공구를 사용해서 직접 손으로 터미널을 압착해야 한다. 나름 요령이 필요한 작업이다. 사람마다 하는 방법은 조금씩 차이가 있을 테니 아래 방법을 참고만 하고 본인의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위 사진 상의 A 부분이 전선의 피복을 붙잡는 역할이고 B 부분이 연선을 붙잡는 역할이다. 앞으로 설명할 때 위 사진의 명칭(?)을 참고해서 설명할 것이다.
우선은 전선의 피복을 적당한 길이로 벗겨야 한다. 스트리퍼를 사용해서 3mm 정도 벗기면 되는데 워낙 간단한 작업이니 따로 설명하진 않겠다. 다만 전선의 굵기에 맞는 스트리퍼를 사용하자.

터미널에 전선을 압착하기 전에 터미널을 압착기에 살짝 물려서 고정시키면 좋은데, 글쓴이가 사용한 압착기는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위 사진의 위에 있는 터미널이 평상태의 터미널이고 아래 터미널이 스트리퍼로 살짝 오므린 터미널이다. 평상시의 터미널을 압착하려고 하면 압착기의 턱(?) 부분이 터미널을 제대로 물기 전에 터미널의 B 부분을 살짝 밀면서 터미널을 돌렸다. 때문에 압착할 때 제대로 압착이 안 되어 A 부분의 한쪽이 부러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그래서 찾아낸 방법이 A와 B 부분을 압착하기 전에 살짝 오므리는 것이다.


위 사진들이 압착기에 터미널이 살짝 물린 것을 찍은 사진이다. 이 상태에서 피복을 벗긴 전선을 꽂아서 압착하면 된다. 이것저것 추가적인 요령이 필요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렸다. 얼마만큼 전선을 집어넣고 압착을 해야 하는지 직접 해 보면 감이 온다.

압착이 잘 되면 위 사진과 같은 케이블이 만들어진다. 이 몰렉스 5557 케이블을 몰렉스 하우징에 정방향으로 꽂으면 된다. 앞 부분에 살짝 벌어진 날개가 하우징 안쪽에서 걸쳐져 “툭” 하는 효과음과 함께 제대로 꽂혔다는 감이 올 것이다.
뭔가 이상하면 몰렉스핀 제거기로 핀을 뽑아서 다시 날개를 벌여서 꽂으면 된다.

하나의 터미널에 전선 2개를 물려야 되는 경우가 있다. 24핀이나 PCIe 8핀 같은 경우이다. 위 사진은 24핀에 사용되는 18 AWG 전선과 22 AWG 전선을 함께 물린 것이다.
이건 딱히 팁을 모르겠다. 지금도 저걸 어떻게 했는지 감이 안 온다. ‘전선이 튀어나오기 전에 빨리 물어버려야겠다’라는 생각만 한 것 같다. PCIe 8핀 같은 경우엔 18 AWG 전선을 2개 물려야 하는데, 너무 어려워서 그냥 파워 번들 케이블을 잘라서 만들었다. 번들 케이블의 한쪽만 다시 만들면 2개씩 물리는 터미널은 재활용할 수 있으니 이 방법을 썼다 ㅋㅋㅋ.

위 사진은 완성한 EPS 8핀 케이블이다.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예쁘다.

24핀 케이블은 PSU가 10pin 18pin 구조인 걸 몰라서 하우징을 따로 준비를 못 했다. 그래서 역시 기본 번들 케이블을 잘라서 제작했다. 위 사진에서 짧게 자른 케이블은 PSU의 10pin에 꽂히는 전선이고 긴 케이블은 18pin에 꽂히는 전선이다.

완성된 24핀 케이블 모습. 장갑을 끼고 제작하니 훨씬 편했다.
완성 사진

완성된 케이블을 파워에 연결한 모습. 기본 번들 케이블보다 훨씬 짧아졌다. 이때 길이가 짧거나 길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CPU 8핀을 꽂은 모습. 꽂기 전에 하우징 방향 틀기가 어려워서 난처했다. 꽂고 나서는 길이가 딱 맞아떨어졌다.

PSU의 18핀, 10핀과 마더보드 24핀을 꽂은 모습. 다행히 길이가 잘 맞았다. 마더보드와 가장 가까운 케이블과 가장 먼 케이블의 길이가 똑같아서 케이블이 예쁜 모양으로 구부러지지 않았다. 조금 아쉽지만 지금도 충분히 만족한다. 120mm 팬에 전혀 간섭이 없다.

그래픽 카드에 꽂힌 PCIe 8핀의 모습. 사실 그래픽 카드의 오른쪽 빈 공간에 케이블을 위치시키고 싶었지만 길이가 약간 짧았다. 그래도 기본 번들 케이블 보다 훨씬 공간을 덜 차지한다. 그래픽 카드의 아래쪽에 위치한 케이블은 CPU 8핀이다.
어차피 그래픽 카드가 일체형 수냉이라서 현재도 케이스를 못 닫는 상황이지만 케이블 때문에 하드웨어들이 서로 밀고 당기고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간섭이 없어졌다는 거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소감
여차여차해서 파워서플라이 케이블을 직접 만들었지만, 여기에 들인 시간이 적지 않다. 필요한 공구나 재료에도 적지 않은 금액이 필요하다. 3 ~ 4만 원 정도면 슬리빙 케이블이 비싼 가격이 아닌 것 같다. 거기다가 하나하나 만드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필요한 케이블이 별로 없다면 그냥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하자. 그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